미국의 만화가: 샘 글랜즈먼9 만화관련(Comics)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던 것은 델 출판사에서 1962년에 출간했던 컴뱃시리즈 중

#7 ‘레겐스부르크 공습1971년 재판본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잠시 생활하던 때였는데

이런 만화 외에도 여타 양서(洋書)들은 주로 청계천에 있던 헌책방을 순례하며 손에 넣

거나 아니면 미도파백화점 근처의 양서 취급하는 골목 등에서 접했다. 헌책방에 무더기

로 쌓여있던 만화들도 대개는 DCMarvel 사의 코믹들이 주를 이뤘고 델 코믹스 같은

군소만화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모르겠으나, 당시는 흔한 풍경이었던, 거리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길가엔

가스등불을 켜놓고 천막 천을 깔아놓은 위에 미군PX 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생각되는 양

서들을 죽 늘어놓고 팔았다. 요즘말로 노점상 쯤 되겠고, 대체로 잡지류와 문고판 같은

책들이 많았는데 가끔은 눈이 번쩍 띌 정도의 보물을(?) 건지기도 했다. 위에 소개하는

샘 글랜즈먼의 작품 레겐스부르크 공습도 그런 것 중의 하나였다. 장소는 혜화동 로터

리에서 삼선교 쪽으로 가는 방향의 인도 상으로 기억하고, 저녁 식후 강아지와 함께 산

책 나가서였던 것 같다.( 당시 생활하던 곳의 주인집 강아지였는데 식후 산책에 데리고

다녔다.)

 

어쨌든 처음 접했던 작가의 작품은 황당무계한 슈퍼히어로물이 아닌 더구나 전쟁물을

좋아했던 나의 구미에 썩 들어맞는 것이기도 해 몇 번이고 다시 보곤 했고 당시엔 작가의

이름도 몰랐던 시기였다. 후에 DC코믹스의 전쟁물에 단 4쪽짜리 구축함이야기를 접하며

같은 작가임을 알았고 기회 되는대로 작품을 수집하기위해 노력을 했었다. 일반적인 극화

도 아닌 사실적인 역사를 작가의 참전경험을 토대로 꾸준히 그려내는 걸 보면서 어떤 소

설가가 말한 작가의 작품은 대개 자신의 경험담에 근거한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글랜즈먼의 경우도 많은 모험물의 작품들이 있으나 그가 그린 전쟁물이 더 인지도가 높음

을 보면 일반적인 소설작가와 마찬가지로 글랜즈먼 역시 젊었던 한시기의 참전 경험이 평생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전쟁물에 천착하도록 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여하튼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며칠 전이었던 712일 지병으로(93) 작고했다는

사실을 미국의 한 만화사이트를 통해 알았다. 그 나이면 우린 흔히 호상이라는 말로 살만큼

살고 갔다는 이야길 하는데 그 역시 잘은 모르겠으나 그래 보인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말년까지 계속 활동을 하는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실제 작품의 나이는 

훨씬 그 이전인 1990년대쯤에 끝났던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은 그 후의 작품들은 왠지

기력이 쇠한 느낌과 함께 전성기의 생동감 넘치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

문이다. 결국 말년에 그의 대표작인 ‘U.S.S. STEVENS’를 두툼한 하드커버의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마감했으니 큰 여한이야 있으랴싶은 생각도 든다. 고인이 들으면 서운할려나...

 

그의 동세대 작가들도 거의 세상을 뜨고 이제 몇 남지 않은 것 같은데 퍼뜩 생각나는 작가가

두 살 아래의 ‘러스 히스’ 로 현재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 같은데 고령이니 여의치 않은 모양.

그리고 조지 에반스, 조 큐버트, 존 세베린, 하비 커츠먼, 알렉스 토스, 데이비스, 밀튼 캐

니프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 이미 하나 둘 고인이 되고 '러스 히스'만 남은 것 같다. 물론 위의

작가군은 대체로 전쟁물을 많이 그렸던 축에 속한 작가들이다. 생각하기에 글랜즈먼의 뒤를

잇는 작가로 '웨인 밴산트' 정도가 아닐까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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