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그린 화집

광복 후인 1948년에서 1949년까지 제주도에서 빚어졌던 민족의 비극적인 사건을 반골적 기질의 제주 섬 주민이 처했던 역사적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화가 강요배가 당시를 경험했던 생존 관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시각화시킨 역사 일러스트 작품집으로 아름답고 비장한 제목에 걸맞게 내용들도 혼신의 힘을 다한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목적이 아니었겠지만 전반적으로 야만이 극에 달했던 당시 역사의 증언을 생생하게 재현한 그림들을 보면서 가슴에는 증오심만 남게 되는데 한편으론 화해와 평화 그리고 상처의 치유같은 것도 같이 보여 주었더라면 하는 것이 남는 아쉬움이다. 혼신의 힘을 쏟은 작가에게는 죄송하지만 차라리 제주의 자연 또는 풍속을 그린 작품집이었더라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오래 전에 읽었던 재일작가 김석범의『화산도』라는 제주4.3사건을 그린 대하소설을 읽었던 기억을 떠 올리면서....
이런 작업에서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고증은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밑의 그림은 미군의 함선을 그린 것인데 질 낮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정확성이 결여된 그림이다. 분위기만 잘 표현하면 된다는 논리는 옛날에나 통했던 이야기다.
학살을 감행한 진압군의 모습이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총을 든 팔을 로봇처럼 그리고 있다.

by 레인보우 | 2008/06/22 12:58 | 일러스트 관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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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프르미에 at 2008/06/22 22:37
강요배작가가 이런 작업도 했구만요!
이런게 쉽게 할수 있는 일이 아닌데......
같이 그림 그리는 작가 입장에서 약간 부끄럽기까지.....
Commented by 레인보우 at 2008/06/23 22:06
그렇지만 진지함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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