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와 피서를

삼복더위 탓하며 휴일에 산에도 안 가고 집에서 빈둥거리자니 그것도 할 짓 아니라,
문득 극장이 생각났다. 마침 염두에 뒀던 영화 덩케르크도 지금 상영 중일 것인 즉, 가까이 있는 마트에
가서 할인권 얻어 가지고 상영관엘 갔다. 역시 생각대로 피서지로서 손색없음. 시원한 실내공기를 만끽
하며 지정된 좌석에 커피 한잔 들고 가서 앉았다. 본 영화 상영 시작까지 웬 광고를 그리 많이 하는지 하
면서도 일단 시원해서 좋았다.

드디어 본 영화 시작되자 마자 숨소리조차 멎을 정도로 모든 감각은 화면 속에 빨려 들어갔다. 웬만한
밀덕들이야 다 아는 역사적 사건이겠지만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사건이고 평소 들어보지도 못한 프랑스의
지명이기도 할 터. 뚜렷한 주인공이 있어서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 식의 상투적인 스토리 전개도 아니고
그저 육지와 바다와 하늘의 삼면에서 일어 나는 비극적인 참상을 매우 입체적이면서도 리얼하게 보여
준다.

1940년 5월 프랑스에 침공한 독일군에 의해 영국해협에 면한 덩케르크라는 항구까지 쫓겨 간 영국군과
프랑스군의 영국으로의 탈출작전을 그린 내용이다. 철수하는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영국해군과 자발적
으로 참여한 민간인의 군소 선박들이 대거 덩케르크로 향하고 독일 공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폭격기와
전투기를 동원했고 이에 맞선 영국 공군의 활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군은 많은 희생 속에서 33만 8천
명의 영국과 프랑스의 병사들이 기적적으로 영국해협을 건넌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공중전 부분이다. 독일 공군의 공격에 영국 공군의 스핏파이어 전투기
가 맞서서 혈투를 벌인다. 영화의 전편을 통해 독일의 전투기에 비해 스핏파이어를 클로즈업시킨 기체의
모습들을 다각도로 보여 주는 게 역시 아름다운 기체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마지막에 임무를 완수하고
연료부족으로 인해 활공하다가 덩케르크 해안에 불시착한 스핏파이어가 조종사에 의해 불태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감독이 이 전투기를 위해 만든 영화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핏파이어에 대한 무한한 경
의를 표한 영화?

"영국군 먼저, 프랑스 놈들은 나중에"
"우린 같은 소속이야. 넌 아니잖아. 그러니 넌 죽어도 괜찮아" 등등 극한의 상황 속, 야비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잘 보여 준다. 살기위해선 눈치가 빨라야 함을 웃음 나오는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 주고 있으나 한
편으론 결사적인 인간의 모습이라 처절하다. 한편에선 영웅적인 행동을 하는 또 다른 인간군상이 있어
감동마저 주기도 한다. 어쨌든 짧은 시간이나마 시원한 피서를 했던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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