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에 착각까지

 
워낙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산에 갈 엄두는커녕 에어컨없는 2층 서재에 가는 것 조차도 겁난다.
의자에 앉았다 5분도 채 못있고 1층으로 쪼르르 내려와 버리는 요즘이긴 한데, 산에 가는 시간을 아침나절로 잡
고 집을 나서보면 한낮정도는 아니라도 덥기는 마찬가지라는 느낌이다.

그래도 밭 가에는 다자란 옥수수 나무와 고추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풋고추에 아직 덜 자란 채 앙증맞게
보이는 손가락크기 정도의 가지들과 울타리 안쪽 깊숙한 쪽에 자리잡고 넓은 잎을 자랑하는 토란 대, 그 앞으론
한 번에 활짝 피어난 듯이 보이는 도라지꽃과 수국들 쳐다보면서 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숲길로 접어들어 걷다
보면 자연 눈에 들어오는 패랭이꽃, 훌쩍 큰 꽃대에 걸려 흔들거리는 원추리꽃, 그리고 이름 모를 풀꽃에 이르기
까지 출석부 펼치지 않아도 여름에 필 것들은 거진 다 보이는 것 같다.

그런 것들에 정신 팔려 잠시 더위도 잊고 숨 돌린다고 옆에 놨던 물병 집어서 허릴 펴는데 갑작스런 현기증에 비
틀하다 중심 잡고 가만 생각하길 혹시 저혈당인가 싶어 서둘러 발길 돌려 내려오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음에 다시
턴하여 경사길 오르며 속으로 허둥대던 자신이 괜히 무안스러웠다. 저녁에 안식구와 한바탕 웃고...

밤밭고개까지 갔다 올 원래의 계획은 접고 중도에서 옆으로 옮겨 편백 나무 숲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쉬려 했으나
모기떼 극성에 부채를 잊고 온 것을 후회하며 그냥 집으로 왔다. 그 동안 저녁시간을 통해 평길만 걷다보니 지겹
기도 해서 만날재를 통해 숲길 걷고자 했으나 예사더위가 아니고 보니 조금 주의를 해야 할 듯. 낮더위가 지나고
또 기다리고 있는 건 열대야다. 어찌된게 낮의 열기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 같다.

잠 못 드는 밤이 한동안 계속될 것 같고 보면 올 더위는 그 값을 톡톡히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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